언론보도 경위는 해소..자살 전 문건 유출 등 의문

탤런트 장자연(30) 자살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매니저 유장호(30)씨가 25일 경찰 조사에서 문건 작성 및 언론보도 경위 등에 대해 해명, 이를 둘러싼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문건 원본 및 추가 사본의 존재와 장씨 자살 전 문건 유출 여부, 문건 내용에 나타난 범죄 혐의의 진위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씨가 2월 28일 찾아와 소속사 전 대표와의 갈등 등 고민을 털어놓으며 처벌 방법을 물어 장씨 진술을 토대로 문건(완성본) 4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초안 7∼8장과 초안 복사본 몇 장을 만들었다가 불태우거나 찢어 쓰레기봉투에 버렸다고 했다.

유씨는 장씨 자살 다음날인 지난 8일 문건을 2개 언론사 기자에게 보여줬다고 진술했으며, 이 중 한 언론사가 문건 뒷부분 일부를 보도했다.

KBS가 쓰레기봉투에서 발견해 보도한 문건은 초안이나 초안 복사본으로 보인다고 유씨는 설명했다.

유씨 진술이 사실이라면 유족이 본 문건과 KBS가 보도한 문건이 내용은 유사하지만 첫 줄에 괄호가 없는 등 양식이 서로 틀리다는 의혹은 풀리는 셈이다.

유씨는 해당 문건 4장과 편지 형식의 문건 3장을 받아 다시 7장의 복사본을 만든 뒤 원본과 복사본 14장을 유족 등이 보는 앞에서 모두 태웠다고 말했고, 이는 유족 진술과 일치한다.

자살 동기와 맞물려 의문을 낳고 있는 문건의 사전 유출에 대해 유씨는 '그런 일 없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사전 유출을 장씨가 알았다면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 드라마 PD A씨는 "유씨 회사 소속 여배우 B씨가 장씨가 자살하기 전인 이달 초 전화를 걸어와 '장자연이 소속사를 나오려고 한다.

그런데 김씨(장자연 소속사 대표)의 성격 아시지 않느냐. 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장씨가 몇 장 써놓은 것이 있는데 내용이 기가 막히다.

보시고 김씨를 야단쳐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PD는 경찰과의 전화 통화에서 같은 내용을 그대로 진술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건의 사전 유출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여배우 B씨가 장씨 자살 전에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알았다는 의미여서 유씨 진술은 신빙성을 잃는 셈이다.

경찰은 배치되는 두 진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며, 추가 사본이 없다는 유씨의 주장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이 부분도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소각한 문건을 감식한 결과 잉크나 인주 성분이 나오지 않아 원본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원본이 소각됐는지, 아니면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경찰은 문건 내용에 나온 성상납.술접대.골프접대 강요 등 범죄 혐의에 대해 캐물었지만 유씨는 장씨의 진술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 수사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도 소득을 얻지 못했다.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이우성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