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이희범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60 · 사진)을 에너지부문 총괄 회장으로 26일 영입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STX와 STX에너지 등이 벌이고 있는 해외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STX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발전사업,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석탄 등 광물자원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STX는 이 회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경륜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동 등 자원부국들과 맺어온 국제적 네트워크에 주목,영입을 위해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업무추진력과 인화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으며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정 · 관 · 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이 회장 영입에는 강 회장과의 오랜 인연도 한몫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충일 대외협력부문장(전무)은 "두 분은 그동안 무역 관련 모임이나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강 회장은 이 회장이 에너지 및 자원개발 분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점을 눈여겨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재 · 보궐 선거에서 전략공천 대상자로 지목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이 회장의 합류는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고 있는 STX의 역량을 한층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지로 여겨지는 지역에 가보면 이미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들어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전 세계를 무대로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1949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행정고시(12회)에 수석 합격했으며 상공부 수출과장,주미 상무관,산업정책국장,자원정책실장,산자부 차관,장관 등을 거쳤다. 2006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무협 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STX는 인천정유,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회사 인수에 실패한 이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에너지 사업을 벌여왔다. 인도네시아와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발전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