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EP 보고서 "우수 이공계 인력 양성 시급"

우리나라의 여성 이공계 박사 가운데 3명 중 1명 이상이 비정규직에 재직, 비정규직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이공계 박사의 직장만족도도 임금을 제외하고는 2006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개 회원국의 이공계 박사 현황을 비교 분석해 내놓은 '국내 이공계 박사의 교육 및 노동시장 특성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드러난 국내 이공계 박사의 현주소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중은 17%로 비교 대상 국가 중 덴마크(23.3%), 호주(20.4%), 벨기에(20.2%), 에스토니아(20.0%)에 이어 5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여성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중은 36.3%로 세계 최고였고 덴마크(31.0%), 호주(30.1%), 벨기에(29.0%), 네덜란드(28.6%), 독일(27.7%)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의 세전 평균소득(2006년 PPP기준)은 8만645달로 미국(8만4천) 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임금 만족도는 49%로 2006년(47.5%), 2007년(47.6%)보다는 높아졌으나 불가리아(42.5%), 리투아니아(46.8%) 등과 함께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이공계 박사의 직장만족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2006년 90%에서 2008년 85.2%로 낮아졌고, 복지후생 만족도는 51.2%에서 43.9%로, 자기계발 만족도는 81.2%에서 72.8%로, 연구독립성 만족도는 84.0%에서 80.0%로 각각 떨어졌다.

또 국내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도 인구 천명당 3.1명, 노동인구 천명당 3.5명으로 과학선진국인 스위스의 22.1%, 15.4% 수준에 불과했고 여성박사 비중도 21.9%로 이탈리아(49.7%), 스페인(46.5%), 스웨덴(42.2%) 등에 비해 매우 낮았다.

KISTEP 김진용 부연구위원은 이공계 박사의 직장만족도 하락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의사와 변호사 등 다른 전문분야 인력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정부가 추진할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고급인재 양성이 절실하다"며 "고급 이공계 인력 확보를 위해 우수 인재의 이공계 진학 촉진과 박사진학률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경력단절 현상이 두드러진 여성 이공계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