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기술을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나요. 이제와서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아서요. " "네일아트는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이 좋을까요,주부 대상이 좋을까요. " "저같이 붙임성이 없어도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요. "

24일 경기 군포시 산본2동 개나리마을 주공13단지 내 공원에서 열린 '주부창업교실'.행사 시작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 이전부터 모여든 주부들은 컨설턴트들과 실습 강사들에게 연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추운 날씨에도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아이를 안고 나온 20대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 30여명이 창업교실에 참가했다.

미용자격증과 한식 · 중식 요리 자격증이 있지만 한동안 손자를 보느라 일을 하지 못했다는 김인희씨(55).김씨는 "다음 달부터 인근 여성개발센터에서 천연 비누 제조 강의를 듣기로 했지만 이를 배우고 나서 실제로 비누를 만들어 팔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상담을 신청했다.

정은혜 창업상담사는 "내 경우에도 아이를 키우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처음에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주부들도 집에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연비누 창업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올해 52세의 표연이씨는 이 아파트 주민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주부창업교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경기 의왕시에서 직접 찾아왔다. 평촌 인근 단지 상가에서 완구점을 경영하고 있으나 사업이 어려워져 업종 전환을 망설이고 있다. 고경진 고경진창업연구소장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표씨에게 과거 부동산업체를 운영한 경험을 살릴 것을 권했다. 고 소장은 "독신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원룸 또는 투룸 형태의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인근 인덕원 지역이 유망하다"며 "'독신자 전용 오피스텔'이라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 원장은 평촌과 산본 등에서 컨설팅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주부 창업 특강을 진행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양 원장은 "한 주부 창업자는 산본 중심상가 고깃집에서 하루 80만원 매출을 올릴 때는 월 100만원 이상 적자를 보다가 아파트 단지 2층 상가로 옮겨 항아리수제비를 시작한 후에는 하루 20만원 매출이지만 월 250만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입지와 고객층에 맞는 아이템을 잘 선택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훈/김일규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