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숨진채 발견돼 미궁에 빠졌던 살인사건이 9년만에 범인의 자수로 해결됐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4일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문모(53)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 씨는 지난 2000년 10월27일 오전 1시30분께 부산 북구 애기소 어묵골 계곡에서 택시기사 이모(당시 45세) 씨의 목과 얼굴 등 3곳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 씨는 사건 전날인 26일 낙동강에서 낚시를 한 뒤 전처가 있던 경남 고성으로 이 씨의 택시를 불러 타고 갔지만 전처를 만나지 못하자 다시 택시를 타고 부산으로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문 씨는 택시비 6만원을 내지 않기 위해 어묵골 계곡 근처에서 용변을 본다며 산쪽으로 올라갔고 이를 수상히 여긴 이 씨가 뒤따라갔다.

그러자 문 씨는 갖고 있던 낚시용 칼로 뒤따라오던 이 씨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택시를 운전해 범행현장에서 5㎞ 떨어진 북구 구포2동 K목욕탕 앞까지 간 후 택시를 버리고 달아났다.

사건 직후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이 씨 주변인물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문 씨를 잡지 못했다.

미궁에 빠졌던 이 사건은 사건 발생 8년만인 지난해 6월, 문 씨가 경찰에 자수해옴에 따라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살인사건 이후 8년이 지난 점을 고려, 문 씨의 행적과 진술을 당시 수사기록, 증거 등과 대조해 결국 문 씨를 살인 피의자로 특정했다.

문 씨는 범행 이후 경남 통영 가두리양식장과 서울 등지를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해왔으며 그동안 악몽을 꾸는 등 살인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