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대상 피고소인 7명 포함 12명
"소속사 전 대표와 불편한 관계 등이 자살 동기"

탤런트 장자연(30)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4일 '장자연 문건'이 자살 이전에 유출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사전유출 경위와 함께 배후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수사 브리핑에서 장자연 자살사건 수사 대상자는 피고소인 7명과 문건에 거명되는 인물 등 모두 12명이라고 처음 밝혔다.

경찰은 전 매니저 유모(30)씨가 장 씨 자살 이전 자신의 기획사 소속 여배우 등 주변에 문건 내용을 알리고, 이 여배우는 드라마 PD에게 문건의 존재에 대해 전화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특히 이 여배우가 전화통화에서 '장 씨가 소속사를 나오려고 하는데 김 씨(소속사 전 대표)가 난리를 치고 있다.

문건을 보고 김 씨를 야단쳐달라'고 얘기한 데 주목, 문건 작성이 어떤 목적을 갖고 있었는지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 매니저 유 씨가 연예기획 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만큼 문건 작성에 연예계의 실력자 등 배후가 개입했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문건 작성과 유출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확인된다면 경찰수사는 유 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넘어 대상과 적용 혐의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은 25일 출석하는 전 매니저 유 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문건 사전 유출 사실을 장 씨가 알았다면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보고 자살 당일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장 씨는 자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2시께 항공사에 일본 항공편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는 유 씨가 설립한 회사와 갈등관계에 있는 소속사 전 대표 김 씨가 체류하고 있다.

장 씨는 이어 오후 3∼4시 전 매니저 유 씨와 3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으며 문자메시지에서 문건 유출을 암시하는 내용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장씨의 자살동기 수사와 관련해 행적을 조사한 결과 소속사 전 대표 김 씨와의 불편한 관계, 드라마 촬영의 돌발적 중단, 경제적 어려움 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문건 4장에 7명의 실명이 등장하며 유족이 고소한 7명과 문건 인물 가운데 2명이 겹쳐 문건내용 관련 수사대상은 모두 12명이라고 밝혔다.

피고소인 7명 가운데 사자명예훼손 혐의 3명은 전 매니저 유 씨와 언론관계자 2명이고, 기획사 전 대표 김 씨 등 4명은 문건내용이 밝힌 행위와 관련된 혐의로 고소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소속사 전 대표가 모 감독을 접대하기 위해 태국으로 오라는 것을 거절했다가 장 씨가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문건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이 감독에게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소속사 전 대표 김 씨가 장 씨와 또 다른 감독과 함께 태국에 골프치러 갔던 것이 확인돼 해당 감독에게 23일 출석하도록 요구했다.

경찰은 이밖에 문건과 고소장에 포함된 수사대상자 외에 다른 1명이 술자리에서 장씨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의심돼 통신수사를 통해 행적을 확인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접대장소'로 알려진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 씨의 서울 삼성동 옛 사무실 건물의 3층 주택과 1층 와인바에 대한 정밀감식을 위한 2차 수색을 했다.

경찰은 이곳을 드나들거나 이용한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출입문과 전화기, 그리고 식기 술잔 등 집기류에 대한 지문감식을 하고 남아있는 세면도구류와 머리카락 등을 수거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1층 와인바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세무서로부터 제출받아 이용객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수사대상자들의 행적을 비교할 계획이다.

경찰은 면적 143㎡ 크기의 3층은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이 있고 테라스가 넓게 꾸며진 구도로 주거용보다는 접대용 성격을 띄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서 이 건물 근처 주택가에 설치된 CCTV 4∼5대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전 대표 김씨와 23일 통화, 귀국을 설득했다.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이우성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