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테뉴어(정년 보장) 제도 개혁,무시험 학생모집 등 KAIST가 우리나라의 교육 및 과학기술 분야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혁파해 나가고 있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기업인 출신으로 이사장에 선임된 만큼 KAIST 운영에 기업가 정신을 더해 학교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

지난 20일 열린 KAIST 정기이사회에서 제12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71)는 "KAIST의 변화는 한국사회 전반에 보내는 정신차리라는 메시지"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신임 이사장은 "작은 기업으로 시작해 인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어 과학기술 영재들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며 "이 같은 이유로 KAIST에 조금씩 기부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는데 내가 씨앗을 뿌렸던 뇌공학과에서 최근 실질적인 성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정 신임 이사장은 전북 임실 출신으로 남성고등학교와 원광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 1962~1980년까지 중앙정보부 기획조정실 과장을 지냈으며 1983년 반도체장비 벤처기업인 미래산업을 창업,코스닥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한국 벤처 산업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 '기업은 사회의 재산'이라는 평소 신념에 따라 은퇴 후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겼으며 2001년 '바이오융합 공학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을 개척해 국민을 먹여 살릴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당시 국내 최고 기부액인 300억원의 사재를 KAIST에 기부한 바 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