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수치 일반 렌즈의 2배…각막 상피에 상처 심해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저가 콘택트렌즈(써클렌즈)가 안구 표면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고대 구로병원에 따르면 안과 송종석·김효명 교수팀은 토끼 20마리(40안)를 대상으로 두 종류의 저가 컬러렌즈와 일반 하이드로겔 렌즈,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를 각각 10안에 삽입하고 나서 4일째에 안구 표면의 염증 유발 정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저가 컬러렌즈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일반 하이드로겔 렌즈 등에 비해 심한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안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을 보면, 각각의 렌즈를 착용시킨 지 4일째에 측정한 토끼 눈의 염증 수치는 2개의 컬러렌즈가 4.3~4.4로 일반 하이드로겔 렌즈(2.3),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2.4) 등의 2배에 달했다.

특히 각막 겉 부분의 상처에 대한 평가에서는 일반 하이드로겔 렌즈와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의 합산 점수가 각각 6점과 5점이지만, 두 컬러렌즈는 각각 8점과 16점으로 각막에 심한 상처를 일으키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안구 표면과 접촉하는 컬러렌즈의 안쪽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투명한 중심부의 렌즈 표면은 비교적 매끄러웠지만, 색이 입혀진 주변부의 안쪽 표면은 거칠게 불규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저가 컬러렌즈의 산소투과율은 각각 10과 13으로 일반 렌즈의 산소투과율 15에 비해 낮았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처럼 저가 컬러렌즈를 낀 토기의 눈에서 염증 수치가 높아진 것은 색을 입히는 작업 등으로 거칠게 처리된 렌즈 표면이 눈 겉면과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효명 교수는 "최근 써클렌즈의 착용이 보편화하면서 콘택트렌즈가 의료용품이 아닌 패션용품이나 미용용품의 하나로 잘못 인식된 측면이 크다"면서 "이번 실험에서처럼 써클렌즈가 안구표면에 심한 염증을 더 일으키는 만큼 될 수 있으면 착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과전문 누네병원 유용성 원장은 "컬러렌즈를 다른 사람과 나눠서 착용하면 눈물을 통해 에이즈나 매독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옮겨질 수도 있다"면서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관행이 많은 만큼 가정에서 렌즈 착용법에 대한 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