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민주노총 이어 `제3노총' 될 듯

민주노총에 가맹한 서울메트로 노조를 주축으로 하는 전국 6개 지하철 노조가 별도의 공공부문 노조 총연맹 조직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인천지하철, 대구도시철도, 광주도시철도, 대전도시철도 등 6개 지하철노조로 구성된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는 공공부문 노조가 참여하는 총연맹 설립을 올 하반기부터 추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서울메트로 노조 등 거대 공기업 노조들이 민주노총에서 이탈해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이서 노동운동 진영의 세력판도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공부문에 국한된 제3의 노조 총연맹이 출범하면 기존의 양대 총연맹 조직인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처럼 독자적인 교섭권을 갖게 돼 중앙정부나 지자체와 단독교섭을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전국지방공기업노조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공공부문 노조들의 연맹 형태 조직이 구성돼 있지만 이 단체는 협의체 성격을 띠어 실질적인 교섭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연수 서울메트로 노조위원장은 최근 "현재 민주노총의 틀 안에서는 공공부문 노조가 정부나 지자체와 효율적인 교섭 구조를 갖는데 한계가 있다"며 "공공부문 노조가 새로운 교섭 틀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6개 지하철 노조는 총연맹 설립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진행 중인 공동 연구를 4월 말까지 마치고, 기관 별로 내부 여론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올 9월께 설립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 6개 지하철 노조 중심의 공공부문 노조 총연맹이 설립되면 나머지 다른 공기업ㆍ공무원 노조도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메트로 노조의 심규식 선전홍보실장은 "전국 공기업.공무원 노조는 500여개에 달한다"며 조합원 수가 9천명을 넘는 서울메트로 등 대규모 노조들에 소규모 노조들이 따라오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