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예멘에서 있었던 한국인 대상 2차 테러가 한국 정부대응팀과 유가족을 노린 기획 테러였다는 예멘 당국의 발표가 있자 교민사회가 더욱 불안에 떨고 있다.

예멘 교민들은 19일 테러 관련 내.외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 예멘사무소 직원 가족 10여명은 이날 오전 예멘 사나공항에서 에미레이츠항공 EK962편을 통해 귀국길에 올랐다.

15명이 근무하고 있는 석유공사 예멘사무소는 이들 직원 가족의 예멘 철수가 치안상황 변화에 따른 위기대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선 직원들의 가족만 예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석유 개발광구 1곳과 탐사광구 3곳을 운영 중인데 당장 이들 사업장을 포기하고 직원들까지 철수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도 예멘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에게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귀국을 권고하고 있다.

한인 밀집지역인 하타빌리지는 주 예멘 한국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경찰 순찰이 강화됐다.

대사관 역시 평소 경찰관 5명이 교대로 경계근무를 서던 방식에서 1개 소대 병력을 추가 배치됐다.

새로 배치된 소대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트럭을 대사관 앞에 상주시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대사관은 지난 18일 2차테러 때 현지 경찰의 사이렌과 경찰차 선도 호위 때문에 오히려 정부대응팀의 이동이 테러 용의자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 안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

교민들에게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을 하더라도 다중 밀집장소에 가지 않도록 당부했다.

또 현지인들과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대응팀 테러사건으로 예멘 경찰 당국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미 대사관이나 정부 시설물을 대상으로 한 폭발물 테러는 종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달리는 차량을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테러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수법의 자살폭탄테러는 치안 당국이 아무리 보안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데 예멘 당국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당국은 사나공항 주변과 사나 시내 주요 도로에 경찰병력을 추가 투입,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사나<예멘>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