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은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이다. 미시 경제학 연습문제를 많이 풀었다고 꼭 점수가 좋은 것도 아니다. 지난 2회까지의 시험에서 경제학 전공자와 비전공자들의 평균성적이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 경제 이론에 관한 지식을 평가하는 문항의 정답률은 경제학 전공자들에게서 높게 나왔지만 시사문제나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상황판단 문제 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거나 때로 인문계 전공자들의 정답률이 높았다. 바로 여기에 경제이해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테샛의 장점과 매력이 있다.

시험인 이상 성적이 좋아야 하고 성적을 올리려면 어떤 책을 봐야 하며 어떤 문제집을 사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다. 테샛을 주관하는 한경 경제교육연구소는 아쉽게도 수험생들에게 어떤 미시경제학 책을 보고 어떤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고 권할 만한 준비가 돼 있지는 않다. 경제문제에 대한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것이 테샛의 목적이기 때문에 한두 권의 수험서를 만들기도 어렵다. 응시 경험자들은 이미 알겠지만 다양한 고전과 경제지식 외에도 주어진 상황에 대한 논리적 해석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1개월 완성 식으로 마스터할 수는 없다. 테샛은 귀납적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 외에 연역적 사고력도 비슷한 비중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실력을 늘려가는 정도(正道)는 분명히 있다. 경제학 원론은 한두 권쯤 정독하는 것이 좋다. 맨큐 '경제학'이나 테일러 '경제학'은 번역도 잘돼 있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예시들이 많기 때문에 테샛형 시험에는 필독서라고 할 만하다. 경제학 교과서들은 대부분 기회비용이나 효용, 한계 등 필수적인 개념들을 다루고 있다. 교과서의 큰 제목에 나오는 기본 개념들은 필히 익혀둬야 한다.

매주 목요일에 게재되는 한경 테샛면에는 이번 주의 필독서를 소개하고 있다. 매주 한 권이면 사실 독서량이 너무 적다. 시기적으로는 근대화 출발선상에서 간행된 고전들은 일독을 권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원전보다는 해설서가 좋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원론을 읽는 것이 좋다. 책마다 원전이 좋을 수도 있고 해설서가 좋을 수도 있다. 이는 고전마다 차이가 난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원전을 읽는 것이 좋다. 책 읽는 재미도 있다.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이지만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이나 최정규 교수의 '이타적 인간의 탄생' 같은 책들도 필수다. 폴 크루그먼의 '팝 인터내셔널리즘' 같은 경제 평론서들도 필독이라고 할 만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신문이다. 신문에는 다양한 칼럼들이 게재되고 있어서 상황판단 문제의 보고라고 할 만하다. 이 테샛 면에 연재되는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은 필독이다. 정갑영 교수의 저서들은 재미도 있고 경제를 보는 눈을 뜨게 해준다. 출제 교수진의 저서와 신문칼럼들도 읽어둘 만하다. 시사용어들은 기본 점수를 얻는 데는 중요하다. 1회 시험에서는 키코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논리 이해 문제는 특히 사회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경제 개념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1회 시험에서는 종부세 문제, 2회에서는 잡셰어링 문제가 출제되었다. 각종 지표나 통계를 읽어내는 능력은 경제이해의 기초 실력이다. 경제이해력이란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는 내밀한 힘에 대한 이해를 의미한다. 경제를 알지 못하고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테샛 시험을 개발한 취지이기도 하다. 꾸준히 공부해 2등급 이상의 성적을 올리도록 노력하자.

정규재 한경 경제교육연구소장 jk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