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두렁.쓰레기 소각하다 산으로 번져..2명 사상

전국이 초여름 같은 이상 고온을 기록한 가운데 메마른 날씨 속에 산불이 잇따라 일어나 2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산림 28㏊ 이상이 잿더미로 변했다.

17일 오후 4시 10분께 청원군 북이면 영하리 야산에서 불이 나 25분 만에 진화됐지만 인근에서 밭두렁을 태우던 주민 임모(81)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임씨는 불이 산으로 번지자 혼자서 불을 끄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날 낮 12시 45분께에는 옥천군 이원면 구미리 뒷산에서 불이 나 2시간 동안 0.5㏊의 산림을 태웠고, 인근 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던 육모(81.여) 씨가 불을 끄다가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충북 영동 야산에선 오후부터 타오른 불길이 밤에도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5분께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가리 묵은점마을 뒷산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불이 나자 헬기 14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초속 5~6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번져 산림 15㏊를 태웠다.

날이 저물면서 헬기는 작업을 중단한 채 인근 군부대 등으로 돌아갔고,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1천여명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지만 불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2시 20분께 보은군 내북면 다락골 마을에서도 불이 나 약 1㏊의 산림을 태우고 오후 5시께 진화되는 등 충북에서만 이날 4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강원 산간 지역에서도 잇따라 불이 났다.

이날 낮 12시 20분께 경북 영천시 고경면 상덕리 속칭 '세못골' 야산에서 성묘객 실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임야 6.5㏊(경북도 추정)를 태우고 6시간10분 만에 대부분 진화됐다.

또 오후 4시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미시령 터널 속초방면 출구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사유림 등 5ha(고성군 추산)를 태우고 2시간 30여 분만에 대부분 진화됐다.

이곳에는 최대 초속 17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소방당국은 현장의 잔 불이 밤새 번질 수도 있다고 보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모(54) 씨가 버린 담배꽁초 탓에 일회용 스티로폼 도시락에 불이 붙어 순식간에 야산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영동.영천.고성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