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씨 자살 경위를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16일 장씨의 휴대폰 통화내역과 문건의 필적을 분석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씨의 휴대폰 녹음 내용 중에는 수사 내용(폭행,성상납 강요 등)과 관련해 갈등관계에 있던 사람과의 통화내용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씨의 자살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장씨와 주변 인물의 통화 내역과 이메일에 대한 통신사실자료요청허가서를 발부받아 기록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또 지난 15일 장씨 유족을 만나 문건을 보게 된 경위와 소각 등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들이 지난 12일 오후 6시께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전 매니저 유모씨를 만나 문서 14~16장을 읽어보고 소각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유씨가 건넨 문건이 원본이 아닌 것 같았지만 다시 가져가려 해 소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 문건과 일부 언론이 공개한 문건이 동일한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소각 장소에서 문건의 재를 수거해 잉크와 인주 성분 잔류 여부에 대한 정밀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오 과장은 "문서 내용의 진위와 작성자,누가 문서를 유출했는지에 대해 반드시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문건에는 언론사 · 방송PD · 대기업 관계자 등 유명인사 수명의 실명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사실 확인 후 공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문건에 언급된 인사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한편 경찰은 일본 체류 중인 장씨의 전 소속사 T사 대표 김모씨에 대해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나 단 한 차례도 접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