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펌 최초의 여성 현지 법인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베트남에서의 1년6개월간을 성공적으로 보내서일까.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시원시원한 그의 말투 속에는 거칠것 없는 도전정신이 가득 묻어나왔다. 그의 진두지휘 아래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베트남 사무소는 손익분기점을 간단히 넘어섰다. 지평지성의 베트남 법인장 김도요 변호사(32 · 사법연수원32기)를 9일 베트남 호찌민시 사이공 트레이드센터에서 만나 비결을 들었다.

김 변호사는 베트남에서 일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 진출하는 금융사들의 법률 자문 일이 많아요. 한국에서 증권 · 금융 분야 관련 사건을 많이 처리했던 게 인연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골프,접대 등을 즐기는 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든데다 술도 즐기지 않아 처음에는 인맥 만들기가 힘들었다"며 "그러나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친화력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어 현지인들과 더 격의 없이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평지성의 베트남 사무소는 이제 호찌민에 이어 하노이에까지 사무소를 열고 베트남 전역을 무대로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베트남 인구가 8000만명이고 한인 교민수도 8만명에 육박하는 만큼 사업 영역이 넓다"며 "경제위기로 어렵다고들 하지만 투자는 항상 앞서가야지 남들이 다할 때 시작하면 늦는다"고 밝혔다.

호찌민=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