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도 안 돼요. 오히려 전관들의 힘은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내가 보여줄 겁니다!"

지난 9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법무법인 대륙아주 합병 선포식.

"전관 중심 로펌의 경쟁력이 법률개방시대에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박영수 대륙아주 신임 공동대표변호사는 펄쩍 뛰며 이같이 말했다.

30년 검사 인생을 마치고 합병 로펌 최고경영자(CEO)로 새 인생을 시작한 박 대표의 이 같은 반응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박 대표는"국내 로펌들이 인력 운용에 너무 폐쇄적"이라고 지적하며 법률시장 개방시대에 로펌들의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대형 로펌들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중견 로펌을 이끌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이미 정립된 로펌에 가면 운신의 폭이 뻔하지 않나"라며"새로운 곳에서 직접 뭔가를 창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검 중수부장을 지내는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검찰 내에서 알아주는 특수 · 강력통이었다. '그가 가는 곳엔 조폭 씨가 마른다'란 말이 돌 정도로'강력통'이란 말을 검찰 내에 정착시켰다. 또 SK비자금 등 대형 사건도 맡아 수사했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기업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글로벌 로펌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로펌의 공동대표가 된 것이다.

박 대표는 법률시장 개방시대에도 국내 로펌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렵겠지만 언어의 유리함도 있고, 우리 장점을 충분히 잘 살려서 대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만 우리 로펌들 공부 정말 많이 해야 할 겁니다. 또 인력을 영입하는 것도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돼요. "

그는 대륙아주를 '소수정예 전문 로펌'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비용이 좀 많이 들더라도 극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영입할 겁니다. 제가 직접 뛸 겁니다. "

박 대표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복안도 구상해 놨다. 형사팀을 일반형사팀 · 특수수사팀 · 공판전담팀으로 세분화해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대륙아주'를 떠올릴 정도로 팀을 정비하겠다는 포부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