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공식 대회 마지막 레이스를 펼쳤다. 1990년 제71회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한 이후 19년 만이다.

이봉주는 15일 오전 세종로 ~ 잠실 종합운동장 간 42.195km 구간에서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2시간 16분46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생애 40번째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 것이다.

이봉주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계획이다. 태극마크도 작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반납했다. 1970년 10월생인 이봉주는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불혹(不惑)’에 접어들었다.

이봉주가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90년 제71회 전국체전. 만 스무살을 갓 넘긴 ‘초짜’ 마라토너가 2시간 19분15초로 2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마라톤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 마라토너의 산실이었던 ‘고(故) 정봉수 감독 사단’에 들어가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0년에는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 7분20초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9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도쿄마라톤에 이어 벌어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레이스 도중 넘어져 24위에 그쳤지만 1년 만에 세계적인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 ‘봉달이’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서며 체력의 한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버텨 내려고 했지만 세월의 무게마저 비껴갈 순 없었다.

이봉주는 이날 대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단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에서는 은퇴하지만 앞으로도 한국 마라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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