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상납 문건' 범죄혐의 있다고 판단"

수사전담팀 구성..유족.소속사관계자 곧 조사

지난 7일 자살한 탤런트 고(故) 장자연(30)이 성상납을 강요받고 폭행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문건이 공개됨에 따라 경찰이 14일 전.현 소속사 2곳 등 9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자살 경위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언론에 공개된 성상납과 관련된 문건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의 형사 10명을 지원받아 27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수사관들을 9곳에 보내 장씨와 관련된 서류와 컴퓨터 자료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장씨의 전.현 소속사 사무실 등 2곳을 포함해 장씨의 유족이 거주하는 자택 등으로 알려졌다.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공개된 '심경고백' 문건에 범죄관련 혐의가 있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자살 경위에 대해 불거진 여러 의혹의 진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과장은 그러나 "방송을 통해 문제의 문건이 공개된 후 유족들이 심한 충격을 받아 당초 오늘 예정했던 유족에 대한 조사는 하지 못했다"며 "유족이 안정을 찾는대로 협의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 씨가 문건에 언급한 기획사 전 대표에 대한 조사는 당사자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관계로 출석 가능한 날짜를 조율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한차례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받은 후 자살소동을 빚은 전 매니저 유모 씨가 입원해 있는 강남의 병원에 수사관을 보내 추가 조사를 벌였다.

경찰 조사는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공개된 문건의 진위 여부와 술접대 및 잠자리 강요 등 자살 경위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앞서 장자연 변사사건은 우울증을 앓았다는 유족 진술 등에 따라 일단 자살로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경찰은 13일 경찰조사를 받은 유 씨가 장 씨 심경고백 문건을 유족에게 전달했으며 유족이 이 문건을 불태웠다고 진술, 공개된 이 문건의 진위 여부와 유출 경위도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장 씨가 숨지기 1주일전 유 씨에게 보낸 자필문건에는 자신이 소속사로부터 성상납, 술자리 접대 등을 강요받고 구타와 욕설에도 시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