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시 맥도날드 압구정역점 이전 불가피

10년 이상 점포 임대계약을 맺었더라도 새 건물주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가게를 비워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김흥준 부장판사)는 14일 한국맥도날드가 압구정역점 건물주 A(여) 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1998년 서울 지하철 압구정역 근처 4층 건물을 갖고 있던 4명과 1∼2층을 매장으로 쓰기로 하고 개점일을 기준으로 한 15년 기한의 전세계약을 맺었다.

맥도날드는 이 계약을 근거로 15년짜리 전세권설정등기까지 마쳤다.

그런데 2004년 B 씨가 이 건물을 사들이면서 갈등이 생겼다.

B 씨는 전세권 설정은 민법상 10년까지만 가능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B 씨와 이혼하고 건물을 넘겨받은 A 씨도 맥도날드를 상대로 계약기간 10년이 다 됐으니 이제 가게를 비워달라며 소송을 작년 냈다.

재판부는 "맥도날드는 현 건물주가 계약을 승계해 2014년까지 가게를 차지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A 씨가 전세권설정등기 기간을 줄여달라는 소송을 냈던 점 등에 비춰보면 계약을 승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맥도날드가 보증금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점포 1, 2층을 비워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