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들 "생계대책 마련하라" 반발

지난 1월 농성 중인 철거민과 진압 경찰 간의 충돌로 경찰관 1명을 포함해 6명이 숨진 용산 재개발 4구역에서 11일 철거작업이 재개돼 세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재개발 조합 측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빈 건물 2동을 철거하는 작업을 벌였다.

조합 측은 철거 대상 건물 쪽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에 용역업체 직원들을 배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막았다.

용산 재개발 4구역의 철거 대상 건물은 모두 234동으로 이 가운데 85동은 작년 12월 중순까지 철거됐지만 지난 1월 참사사건 이후 철거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조합 측은 150여 채의 잔존 건물 중 비어 있는 50여 동을 우선 철거할 계획이다.

세입자 20여 명은 "생계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날 오전 8시30분께 철거 중인 건물 쪽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용역업체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재개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살인 개발을 부르고 비극적 사건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현 상황에서 철거를 재개하는 것은 건설 자본의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라며 "경찰의 비호 아래 용역들을 통해 진행되는 철거 작업과 재개발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