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률상담소 통계..경제갈등 이혼상담도 급증

이혼상담을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여성의 경우 가정폭력, 남성은 성격 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지난해 서울에서 이뤄진 면접상담 8천695건을 분석한 결과, 이혼상담이 4천194건(48.2%)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부부갈등(1천892건.21.8%), 파산(435건.5.0%), 양육비(261건.3.0%), 위자료ㆍ재산분할(202건.2.3%) 순이었다.

여성의 경우 가정폭력으로 이혼상담을 한 사례가 35.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여성 이혼 상담자 세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가정폭력 때문에 상담실을 찾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남편의 폭력을 이유로 한 상담은 2002년(25.6%) 이래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여성 이혼상담의 3분의 1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은 가정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가정내 폭력이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여성의 의지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폭력에 이어 남편의 외도(16.6%), 경제갈등(11.4%), 배우자 가출(10.4%), 성격차이(10.1%), 생활무능력(7.6%), 배우자의 이혼강요(7.5%), 알코올중독(6.6%), 빚(5.5%) 등이 여성의 이혼상담 사유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친 지난해 4분기에는 경제갈등으로 인한 이혼상담이 3분기(9.7%)보다 많이 늘어난 16.3%를 기록해 불황에 따른 경제갈등이 이혼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성은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상담이 22.2%로 최고였으며, 아내의 가출(18.1%)과 아내의 부당한 대우(14.4%), 배우자의 외도(13.1%) 등의 순으로 이혼상담 사유를 거론했다.

남성의 경우 종교갈등(6.0%)으로 인한 이혼 상담이 전년(1.8%)에 비해 급격히 증가한 것이 눈길을 끌었는데, 부부가 각기 다른 종교를 가져 갈등하기보다 아내가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과도하게 종교활동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에 처음 시행된 가족관계등록부에 대한 상담, 친생부모와 법적 관계를 소멸하고 아이의 성과 본을 양부의 것으로 바꾸는 친양자 제도, 성(姓) 변경에 대한 문의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