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학교의 건축규제가 대폭 풀린다. 대학교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 56개 대학(종합대 46곳 · 전문대 10곳)에 대한 건축규제를 푸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4월까지 현황 조사를 마친 뒤 법령개정 검토(5~6월)를 거쳐 11월 구체적인 건축규제 완화 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시는 우선 대학 내 자유롭게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을 늘려준다. 연세대 경희대 등 서울시내 대부분의 대학은 건축규제가 까다로운(건폐율 30% · 용적률 150%) 자연경관지구로 묶여 있다. 경관이 뛰어나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할 필요가 있는 구릉지나 산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세대 등 대학들은 그동안 자연경관지구의 전면 해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서울시는 자연경관지구의 경계를 조정해 대학 부지의 상당 부분을 이 지구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는 또 건축물의 높이 규제도 완화해 주기로 했다. 대학들은 자연경관지구에서 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최대 7층 높이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대학들은 그동안 건축물 높이규제를 완전히 철폐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시는 이 같은 요구를 전면 수용하지는 못하지만 일정 부분 수용하는 높이 관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대학 내에 다양한 재정 확충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대학들이 필요로 하는 재정 확충 시설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한 뒤 교육 당국과 협의해 가능한 시설의 범위를 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대학 캠퍼스 내에 영화관,대형 할인마트,쇼핑센터 등 상업시설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처럼 건축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토록 요구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여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유학온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기숙촌과 지역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편의시설공간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주민들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시설을 파악키로 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