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불황의 골이 깊어감에 따라 심각한 판매부진에 빠진 지역기업들의 제품구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지역기업들의 회복없이 지역경제의 회생은 요원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움직임은 지역기업간 품앗이구매에서부터 지역 기관단체와 군경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형태로 활성화되고 있다.광주지역 노·사·민·정 대표들이 참여하는 광주경제살리기 운동본부(대표 이민원 광주대교수)는 ‘1% 소비 더하기’와 함께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상걸 운영기획단장은 “위기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마련돼 지역 생산제품과 유통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촉진운동에 나서게 됐다”며 “기존의 지역제품 애용운동을 시민과 기업 노조 시민단체 등 지역구성원들이 모두가 참여하는 형태로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ㆍ전남소재기업인 보해양조와 OB맥주 광주공장,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해 상호제품 구매운동에 나서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보해양조㈜가 기아차 모닝 50여대를 업무용차량으로 구입하는 등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보해양조 이병우 이사는 “지역경제에 대한 지역기업의 역할이나 책임이 커짐에 따라 지역경제살리기 운동에 나서게됐다”며 “회사 임원들도 기아차 오피러스 10여대를 구매하는 등 회사내에 기아차 사주기 운동 등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전남도와 전남교육청,육군 31사단,해군 제3함대사령부,전남경찰청 등은 최근 지역 생산품 우선 구매 등 판로 확대와 함께 지역 농수축산물 구내식당 이용 등의 지역제품 소비운동 협약식을 체결했다. 또 25개 분야에 413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사)한국중소기업이업종교류회 광주전남연합회(회장 김우연)는 회원사간 상호구매를 통해 매출을 높이고 물류비 절감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

조선대 경영학부 김승용 교수는 “지역제품 사주기 운동은 작은 관심과 힘이 모여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지역기업들에 대한 시혜차원이 아니라 지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지역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최성국 기자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