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1마리씩 품고 동면하는 어미 2마리 목격
국립공원 "고유종 복원사업에 '한 획'"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가슴곰이 야생상태에서 출산한 사실이 확인돼 국내 고유종 복원사업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2개체가 건강한 새끼를 낳은 사실을 2월 말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반달곰 어미는 2005년 북한에서 들여와 방사한 8호와 10호로, 한 마리씩 새끼를 품고 바위굴에서 겨울잠을 자는 모습이 목격됐다.

어미는 둘 다 생후 5년이 된 개체로 초산이다.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이 야생상태에서 교미하고 출산까지 성공한 것은 1998년 12월 복원사업이 시작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공단은 새끼들의 몸길이가 20∼30㎝에 이르고 대가리가 어른 주먹크기에 달하는 발육상태로 미뤄 이들 반달곰이 30∼50일 전인 지난 1월에 출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단은 또 몸에 부착된 발신기를 통해 파악한 이동 정보와 곰의 생리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교미 시기를 작년 5∼9월로 판단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이며 천연기념물 329호이기도 하다.

특히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Ⅰ에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공단 관계자는 "방사된 곰이 정상적으로 먹이를 섭취하고 혹독한 동면을 거쳐 출산까지 했다는 건 자연에 적응한 것"이라며 "이는 종복원사업이 성과를 거두는 중요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단은 2004년부터 고아가 된 새끼 반달가슴곰 27마리를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줬다.

이 가운데 12마리가 폐사하거나 야생 적응에 실패해 돌아왔으며 현재 암컷 9마리와 수컷 6마리 등 15마리가 자연상태로 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곰뿐만 아니라 새끼와 함께 생활하는 동물은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등산객들은 절대 샛길을 타지 말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