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는 영어 위주 가산점..'명문대 진학용' 우려

내년에 울산시 북구 중산동에 문을 열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외국어 능력보다는 내신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모집키로 해 외국어능력 우수자를 양성하자는 본래 목적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외고는 내년 첫 신입생으로 영어과 3개 학급, 중국어과.러시어과.일본어과 각 1개 학급 등 6개 학급에 한 학급에 25명씩 모두 150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일반전형은 90명, 특별전형은 60명이다.

그러나 모집인원 150명 모두 1단계 서류 심사에서는 내신성적(교과성적+출결사항)이 높은 순서로 전체 인원의 1.5배 인원을 우선 선발하기로 했다.

또 2단계 최종 심사에서도 일반전형의 경우 내신성적을 80% 적용하고, 면접은 20%만 적용해 선발하는 등 내신 비중이 높다.

특별전형도 60명 가운데 절반인 30명은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뽑고 나머지 신입생 30명만 영어에 가산점을 주는 전공적성 검사 70%, 면접 30%로 각각 선발하기로 했다.

영어외 다른 외국어과 입시생도 영어 위주의 전공적성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른지역 외고에 비해 내신이 크게 강화된 이 같은 입시전형에 대해 일부에서는 외국어 능통자를 선발해 국제적 인재를 양성하자는 외고 설립의 본래 취지를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는 특목고 학생을 우대하는 일부 명문대의 학생 선발방식에 편승해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밖에 볼수 없다는 비판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동시통역사나 국제협상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외고 진학을 준비시키고 있다"며 "외국어 능력 우수자가 우대받지 못하는 이런 입시전형 방침에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토플, 토익 등 공인영어능력 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내신과 면접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라며 "심층면접을 통해 외국어 능력 우수자를 최대한 가리겠다"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