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 5대, 지갑 등 빼앗아.."카드 사용해 현금 인출도"
시위대 7명 연행, 서울청 `수사전담반' 편성

지난 주말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경관 10여명을 집단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한 경찰관은 지갑을 빼앗긴데 이어 지갑 안의 신용카드가 누군가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시위대의 도덕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9시20분께 추모집회를 마치고 이동하던 시위대 200여명이 동대문역과 종로5가역 사이 노상에서 이 경찰서 소속 최모(52) 과장과 정보과 직원, 의경 등 11명을 집단폭행했다.

시위대는 처음 1호선 동대문역 안에서 사복 차림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던 정보과 박모(36) 경사를 폭행한 뒤 도로를 무단 점거하고 종로5가역 방면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는 시위대에 무전기와 지갑을 빼앗겼으며, 그 직후 누군가 박 경사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창신동 모 의류매장 등에서 17만6천원 어치의 옷과 담배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방범순찰대 1개 중대 70여명을 현장에 급히 배치해 시위대를 인도로 밀어올리려 했지만 오히려 포위당하면서 의경 8명과 교통과 이모(30) 순경이 끌려나가 집단폭행 당했다.

길 건너편에서 상황을 주시하던 최 과장도 경찰용 무전기를 갖고 있다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무전기 5대를 시위대에 빼앗았으며, 이 중 한대는 행인의 신고로 회수했다.

폭행당한 경관들은 서울대병원과 경찰병원 응급실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일단 귀가했다.

한편 시위대는 이후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 한나라당사로 향하다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했다는 소식에 영등포 민주당사로 방향을 튼 뒤 당산동 유통상가 앞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다 경찰에 강제해산됐다.

이 과정에서도 서울청 기동대 강모(42) 경사가 눈 주변이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경찰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해산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7명을 연행해 자세한 사건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앞서 오후 8시45분께에는 서울역 1호선 승강장에서도 사복 경찰로 보이는 인물 2명이 역시 추모집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시위대에 둘러싸여 10여분간 폭행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전담반을 긴급 편성한데 이어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채증 자료를 분석해 용의자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또 불법시위나 집단폭행의 참여여부 등을 파악한 뒤 연행자들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경찰관은 "공권력이 땅에 떨어진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경찰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할 따름"이라며 "폭력시위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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