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 다음은 2008년 4월 보도된 신문의 국제면 기사다. 괄호 안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학자의 이름은?

'돈으로 사랑을 살 수는 없지만 행복은 살 수 있다.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의 연구진이 "부유한 국가 국민이 가난한 나라 국민보다 더 행복하고, 국가가 부유해질수록 국민의 행복도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과거 30년간 통상적인 믿음은 '경제 성장과 행복 수준이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었다. 이는 1974년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경제학 교수의 이름을 따서'( )의 역설(Paradox)'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와튼 스쿨의 베시 스티븐슨과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이 같은'( )의 역설'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132개국의 과거 50년간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국가가 부유할수록 국민 역시 행복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의료 교육 등 복지 인프라가 발달해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① 파스칼 ② 매카시 ③ 이스털린 ④ 레온티에프 ⑤ 기펜

[ 해설 ] 경제정책의 목표는 국민소득을 꾸준히 높이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평균수명 영아사망률 문맹률 등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들이 대체로 양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물론 각국 정부는 국민소득(GDP)을 꾸준히 높이는 것을 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1972년 미국 남가주대 경제학과의 이스털린 교수는 소득은 사람들의 행복과 상관 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한 국가 내에서 소득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행복하다고 응답하는 편이었지만 국가별 비교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선진국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나 후진국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거의 비슷하다는 논문이었다. 기존의 경제정책 목표에 어긋나는 이스털린의 주장은 역설로 불렸고 그 후 관련 연구가 잇따랐다.

그러한 연구 활동의 하나로 지난해 미국 와튼 스쿨의 베시 스티븐슨 교수팀은 보다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스털린의 역설이 틀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소득이 높은 국가의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가의 국민보다 행복지수가 높다는 내용이었다.

행복과 소득 간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이처럼 많은 연구가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설문조사는 응답자의 주관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밴 버냉키 미국 FRB 의장은 '버냉키 경제학'에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경제적 요소를 연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설문조사는 타당성을 입증하기 불가능하다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국민소득이 경제적 복지와 분명히 관련됐다고 보고 있다. 마음도 중요하지만 소득의 변화가 행복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지난해 신문에 크게 보도됐던 내용이다.

정답 ③

오춘호 연구위원 o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