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리는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제13회 만해대상 수상자로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변호사(이란)를 비롯해 6명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에바디 변호사는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실천부문에는 이소선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고문, 학술 부문은 학술원 회원인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 문학부문은 미국의 계관시인 로버트 하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교수와 고려대 김종길 명예교수, 포교부문은 호주 출신의 빤냐와로 스님이 각각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천만원(외국인 3만 달러)을 수여되며, 시상식은 만해 축전 기간인 8월12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

에바디 변호사는 이란의 첫 여성 판사로 1970년대 부패한 왕정에 맞서 이슬람 혁명에 참여했으나 여성의 법관 임용을 금지한 호메이니식 극단주의에 밀려 판사 자리에서 강제퇴직 당하고 나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인권운동을 펴왔다.

이소선 고문은 근로조건의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씨의 모친으로 1980년대 여러 민주화 단체에서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노동자의 권익보장과 민주화에 헌신한 점을 인정받았다.

학술부문 수상자인 김용직 명예교수는 한국 근대시의 역사적 정리와 미학적 체계화라는 일관된 흐름 속에 문학 작품을 역사성과 문학성의 관계 속에 규명함으로써 근대 시사(詩史)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로버트 하스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고은 시인의 시 세계를 소개하는 평론을 발표하는 등 한국의 시와 시인을 적극적으로 소개한 점을 인정받았으며,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시인이자 영문학자로 동양 고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동서양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깊은 문학사적 통찰력으로 현대시의 나갈 길을 밝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빤냐와로 스님은 호주 출신으로 태국에서 비구계를 받고 수행해오다 1992년 호주에서 '붓다넷'(www.budhanet.net)을 만들어 권위 있고 정평있는 불교 콘텐츠를 제공한 점을 인정받아 포교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