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상복합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산지역 고급 미분양 주택에 해외동포와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 · 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줄어든데다,정부가 미분양 구입 시 외국인들에게도 '5년간 양도세 한시 감면 혜택'을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에 미분양 아파트를 갖고 있는 건설업체들의 외국인 대상 마케팅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단지들은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매립지에 있는 현대 아이파크,두산 위브더제니스,대우월드마크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입지 여건과 편의시설,바다 조망권 등이 뛰어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이 짓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해운대 아이파크'와 '두산 위브더제니스'의 경우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투자 문의가 크게 늘면서 매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분양 담당자는 "작년 말부터 교포나 외국인들이 매주 1~2건씩 구매를 하고 있다"며 "올해는 2월까지 20여가구가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의 해운대 아이파크도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올 들어 10가구가 분양됐다.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현대산업개발은 이달부터 미국 교포 사회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해외 마케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분양대행사인 대원플러스건설은 앞으로 두 달간 미국 · 일본에 직접 나가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지난달 '대우월드마크'에 입주를 마친 미국인 조지 곤잘레스 주비오씨는 "실내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바다 경관이 아름답고,미국 고급 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편의 · 안전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매우 마음에 든다"며 "주택 품질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해서 친구에게도 매입을 권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월드마크 해운대 분양사업부 손미자 실장은 "전체 393가구가 작년 9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50가구 정도가 일본과 미국,중국 등 외국인과 교포에게 팔렸다"며 "올해도 두 달 새 7가구가 추가로 분양됐다"고 말했다.

그는"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엔 ·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휴양과 주거 기능이 뛰어난 해운대권 고급 아파트와 콘도를 구입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지역에서 작년 한 해 해외동포를 포함한 외국인에게 팔린 아파트는 137건으로 전년도의 100건보다 37%나 늘었다. 금액으로는 76억2500만원에 달한다.

해운대 H공인 관계자는 "미분양 구매상담을 하는 외국인들의 대부분은 노년을 부산에서 보내려는 교포나 한국에 파견된 외국기업 간부들"이라며 "지금처럼 달러 · 엔화의 고환율 상황이 계속된다면 외국인들의 고급 주택 매입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