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최근 제자에게 ‘감칠 맛 난다’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중앙대 박범훈 총장에게 이 대학 총학생회와 단과대별 학생회장들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일 중앙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총장은 여당 정치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여성의 몸을 희화화함으로써 열심히 노래한 자신의 제자를 잠깐 분위기를 띄우는 소재로 활용했다”며 “이는 지성의 전당을 자임한다는 대학의 총장으로서는 감히 할 수 없는 경거망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 총장이) 보도 이후 국악의 본래 취지를 거론하며 정작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다”며 “공적인 자리에서 성폭력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했음에도 사과 역시 제대로 하지 않은 태도는 대학 총장으로서 매우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과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박 총장에게 사과 한 상자와 성명서를 전달했다.

박 총장은 이에 대해 “판소리는 작아야 감칠 맛이 난다는 얘기를 하던 중에 나온 것이고 제자가 토종이라는 건 애칭”이라며 “대학 총장으로서 단어 사용시 조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재차 해명했다.

앞서 박 총장은 지난달 23일 한나라당 내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판소리 공연을 하러 무대에 오른 자신의 여제자를 가리키며 “이렇게 생긴 토종이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한다” “감칠 맛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