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은행 PB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고액 자산가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은행들마다 경쟁적으로 PB 영업을 강화해 왔다.

성장 전망도 밝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슈퍼 리치(Super Rich)'를 대상으로 한 PB 시장 성장률은 전 세계 평균(6%)보다 4%포인트 높은 연평균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자금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내년부터는 투자일임업이 허용돼 그동안 우수 PB 양성에 적극적이었던 금융사와 그렇지 못한 금융사 간에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PB는 분명 은행원의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고유 영역을 구축한 전문직으로 인정받는다. 일반 은행원들은 단순히 고객들을 상대로 금융상품을 팔지만 PB는 해당 고객의 투자 성향이나 재무 상황 등 여건을 고려해 최적으로 설계한 포트폴리오를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현금성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최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한 PB 서비스의 경우 경조사는 기본이고 집안 행사,자녀 유학,취미생활까지 챙긴다.

이 같은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금융이나 경제 분야의 전문 지식은 물론 인성,커뮤니케이션 능력,성실성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 아울러 좋은 투자기회를 빨리 포착하기 위해 새로운 금융 지식을 그때그때 소화할 수 있는 순발력도 요구된다.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따두면 아무래도 취업이나 향후 고객 관리에서 유리하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투자상담사,금융자산관리사(FP),국제재무설계사(CFP),선물거래상담사,재무위험관리사(FRM) 등이 있다.

급여는 일반 은행원의 급여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배두원 신한은행 골드PB 센터장 역시 일반 지점장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다. 다만 인사에서 상사보다는 고객의 평가가 우선시된다. 객관적인 수익률 실적과 함께 고객 설문조사 등을 통해 나온 만족도를 종합 평가해 인사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수익률이나 고객만족도 등의 평가가 좋으면 베스트 프라이빗 뱅커로 포상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