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남부지역의 식수원 삼척시 하장면 광동댐 유역이 내려다 보이는 고갯길 건의령(巾衣嶺)의 정상에 있는 산신각 백인교군자당(百人敎君子堂)이 무너진채 방치되고 있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26일 태백시에 따르면 백두대간을 넘어 태백 삼수동과 삼척 도계읍을 잇는 이 고갯길은 삼척 육백산 기슭에 유배된 공양왕을 배알하고 돌아가던 고려 충신들이 다시는 벼슬길에 나가지 않겠다며 복건(巾)과 관복(衣)을 벗었다고 해서 건의령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건의령 정상에는 예부터 백인교군자당이라는 산신각이 세워져 있으나 오랜 세월 관리가 되지 않아 지붕과 벽이 무너지고 현판이 떨어지는 등 폐허로 변했다.

주민들은 "건의령 산신각이 태백시로 편입된 1994년 이후 지붕을 한번 고친 것은 기억이 나지만 그동안 거의 방치되고 있다"며 "이번 가뭄이 광동댐 유역을 굽어보고 있는 산신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태백, 정선 등 강원 남부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광동댐의 광역상수도 공급량이 평일의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다.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b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