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이유"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미국 대학생 연수취업(WEST)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발된 325명 중 135명(41.5%)이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참가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대학교 추천과 영어면접을 거쳐 외교부가 선발한 325명 중 265명이 미국 스폰서 기관에 신청서를 제출, 서류심사 및 영어면접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 34명과 장애인 3명을 포함한 190명이 WEST 프로그램 참가자로 최종 확정됐다.

메인주의 CIE와 볼티모어의 AIPT, 샌프란시스코의 INTRAX 등 3개의 미국 스폰서 기관에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이미 60명이 참가를 포기한데 이어 75명이 추가로 포기한 것이다.

외교부가 미국 스폰서 기관에 신청서까지 제출하고 나서 참가를 포기한 학생 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8% 정도가 환율 인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프로그램 참가를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밖에 부모 반대를 비롯한 개인적 사정과 학업.회사 취업 및 대학원 진학을 포기 사유로 답한 학생이 각각 26%, 10% 정도였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나머지는 스폰서 기관이 희망한 곳과 다르다는 등 기타 사유로 불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개인적 사정으로 참가를 포기한 학생 중에도 말은 못했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포기한 학생이 일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결국 최근 국내 불경기와 환율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이 프로그램 참가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다음달 11∼12일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들로부터 미국 및 미국 기업 문화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12일 출범식을 가진 뒤 각 개인이 지원한 프로그램 일정에 따라 3월말까지 출국, 4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된다.

18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17개월 동안 영어연수(1~5개월)와 인턴취업(12~16개월)을 하고 마지막 1개월은 관광을 할 수도 있도록 구성됐다.

참가자들이 스폰서 기관에 지급한 비용은 8천300∼8천400 달러(1천245만~1천260만원) 정도로, 어학연수비(약 5천 달러)와 스폰서 비용으로 구성돼 있으며 체재비와 항공료, 비자발급비 등까지 포함하면 전체 참가 비용은 2천만∼2천1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프로그램 참가자 중 저소득층 학생과 장애인 37명에 대해서는 참가 비용의 80%에 해당하는 1천680만 원을 지원하는 한편, 나머지 비용도 학교 지원이나 연수 중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충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당국자는 "참가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자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한국 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 5월 초 발효되면 올해 하반기 WEST 참가자들은 어학연수비를 대출받을 수 있으며 정부의 지원 대상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한정하지 않고 폭을 넓혀 소득 수준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