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사회 "총장 무서워 말한마디 하겠나" 반발

교수평가제도 변경안 등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어온 중앙대의 박범훈 총장이 자신의 연임을 둘러싸고 비리 의혹을 제기한 일부 교수들을 고소하는 등 학내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중앙대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30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된 박 총장은 작년 말과 지난달 공대 A교수와 교수협의회 전(前) 회장 B교수를 각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교수는 작년 말 교수협의회 자유게시판에 박 총장의 비리 의혹이라며 5가지 내용을 적시하고 박 총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댓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에서 "관련 내용을 사적인 자리에서 B교수 등에게 들었다"고 진술했으며 이를 안 박 총장 측이 B교수도 추가로 고소했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두 교수의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으로 지난달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총장의 이런 행위에 대한 교수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한 교수는 "A교수가 총장의 비리 의혹이라고 올린 내용은 이전부터 학내에서 떠돌던 소문으로 특별히 누구에게 들었다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다들 알고 있는 건데 무슨 명예훼손이냐"고 말했다.

특히 총장의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디 총장 무서워 말 한마디 제대로 하겠느냐"는 반발 움직임이 교수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앙대는 작년 11월에도 학교당국이 교수들을 S,A,B,C급 등 4등급으로 분류하는 `교수평가제도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내부갈등에 시달렸다.

당시 문과대 교수들로 구성된 `대학의 합리적 개혁과 민주적 운영을 위한 문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가 교수를 일반 기업처럼 인사 관리 대상으로 인식한다며 비난 성명을 내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박 총장은 지난해 10월에는 학내 체육관에서 자신의 저서 `추임새'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가 "학교 시설물을 개인적 용도로 이용하고 본부 홍보부 인력과 자원, 학생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