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창업은 일자리 보고(寶庫)

창업은 일자리 창출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소자본 창업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자금지원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고 창업 후 2년 안에 절반 가까이 문닫는 음식점 슈퍼마켓 등 소자본 자영업 창업이 핵심이 돼서는 안 된다. 이보다는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된 지식창조형 기업의 창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경험도 있다. 10년 전 벤처기업의 태동이 그것이다. 물론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었지만 한국의 벤처산업을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이끄는 주역이 됐다.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은 물론이다.

② 눈 높이를 낮춰라

청년백수가 100만명을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필요한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했다'며 구인난을 호소(잡코리아 381개 중소기업 설문조사)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기현상이 나타난 것은 구인 기업과 구직자 사이에 '눈높이의 미스매치(miss matchㆍ불일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이지만,공공부문과 대기업만을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구직자들의 태도가 주된 이유다.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조금씩만 낮춘다면 청년 실업 문제만큼은 쉽게 풀릴 수 있다. 구인 기업과 구직자를 맺어주는 고용인프라의 확충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③ 노조 고비용 구조를 깨라

권력화된 노동운동은 고용시장에 커다란 장애요인이다. 밥먹듯 벌이는 파업은 노조의 권력을 집중시키며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기업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는 노조원들의 고용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공장 이전,신기술 도입 등 인사ㆍ경영권에 노조가 개입하고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등 불합리한 관행이 많다 보니 기업경영이 탄력을 잃고 있다. 이는 곧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벌어지게 만드는 등 고용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노조의 고비용 구조를 혁파하는 게 시급하다.

④청년 인턴에게 희망을

청년인턴은 이미 10만명에 육박했다. 정부와 공기업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청년인턴 채용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는 청년실업자에게 한시적이나마 일자리를 제공하고 취업준비를 돕자는 취지다. 그런데 실상은 다르다. 마땅히 시킬 일이 없어 시간만 때우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를 실질화하고 상설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론 이들을 '문제해결 컨설턴트(problem solving consultant)'로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각 관공서나 기업들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과제를 내주고 이를 활용할 경우 청년인턴은 물론 기업들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⑤중소기업 경쟁력을 키워라

중소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훨씬 크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7%가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고 밝힐 정도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조사 때의 82.7%보다도 높다. 국내 수요는 줄고 자금조달은 힘겹고 수출도 뒷걸음질쳐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중소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크다. 중소기업에는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중소기업 취업자에게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⑥해외진출 기업을 U턴 시키자

해외 생산거점을 국내로 옮기는 'U턴'은 설비 운용인력을 국내에서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고용창출 효과로 이어진다. 생산거점 신ㆍ증설 투자 및 건설에서 생겨나는 인력 수요는 간접 효과로 꼽힌다. 물론 최근의 U턴은 제한적인 일자리를 만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옮겨오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그렇지만 U턴이 본격화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인센티브를 내걸고 U턴 기업을 유치하려는 이유다. 2000년대 초 일본에선 수도권 규제완화로 디지털 정보통신 등의 기업들이 중국 동남아에서 U턴해 고용을 늘리기도 했다.

⑦그린혁명이 성장동력 이끈다

그린비즈니스는 미래 일자리 창출원으로 손꼽히는 분야다.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17개 신성장동력에서 2013년까지 14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들은 너도나도 그린비즈니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그린비즈니스에서 창출되는 이른바 '그린잡'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태양전지,이산화탄소 자원화,그린카,그린도시 등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어서 시설 투자에 따른 고용효과와 시설 가동에 따른 운용인력 수요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린비즈니스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교육 등에 투자해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⑧사회적 일자리는 복지 밑거름

소득수준이 늘고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부족한 일자리 수는 보육(14만명),간병(13만4000명),방과후 교육(19만8000명) 등 90만개에 달한다. 임금이 싸고 고용의 질이 낮아 진입장벽도 높지 않다. 전반적으로 고용의 질이 낮지만 고용한파 때 고령자,취약계층의 복지기반을 넓히고 고용창출 효과도 높은 만큼 고용대안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 '지속 가능한 일자리 제공을 통한 복지'를 실현한다는 기치로 선보인 '사회적 기업'도 더욱 확충해야 한다.

⑨ 서비스산업 규제를 혁파하라

최근 고용 악화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은 서비스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증가해 이를 상쇄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에는 투자 유입이 줄면서 동반 부진에 빠졌다. 따라서 서비스업의 고용창출 능력을 회복시키는 건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선 의료 법률 교육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자본 유입을 활성화하고 기존 업종의 기업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려면 업종별 진입장벽을 허물고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각종 규제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⑩문화ㆍ관광산업이 국력이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문화ㆍ관광산업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의 매출은 2000년 21조원에서 2007년 62조원으로 연 평균 16.7% 성장했다. 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영화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약 500명의 고용이 창출된다. 10억원 투입 때 고용유발계수는 13.9명으로 전산업 평균치인 11.4명을 웃돈다. 관광산업의 경우 울산앞바다 고래관광,함평 나비축제처럼 테마관광를 특화한다면 음식 숙박 교통 등 파생산업도 덩달아 활성화돼 고용의 질과 양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