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4일 안산시청 공무원과 시설관리공단 직원 4명이 쓰레기봉투 제작.납품업체로부터 2천100만원어치 쓰레기봉투를 상납받은 뒤 이를 현금화해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요청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날 이러한 내용의 `안산시 쓰레기봉투 비리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쓰레기봉투 발주업무를 담당하던 안산시청 소속 공무원 A씨는 지난해 1월 528만원 상당의 쓰레기봉투(100ℓ짜리 2천200매)를 제작업체에 추가 납품하도록 요구하는 등 2007-2008년 8차례에 걸쳐 1천96만원 상당의 쓰레기봉투를 상납받은 뒤 이를 되팔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안산시 시설관리공단 직원 3명도 2008년 1∼10월 쓰레기봉투 제작업체 2곳에 추가로 1∼2개 박스를 더 납품하도록 지시해 1천80만원 상당의 쓰레기봉투를 따로 챙긴 뒤 이를 현금화했다.

감사원은 쓰레기봉투를 상납받은 안산시청 공무원과 시설관리공단 직원 4명을 수뢰혐의로, 제작업체 관련자 2명을 공문서 위조 및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불법 유통업자로부터 쓰레기봉투를 헐값에 사들여 수천만원대의 가짜 쓰레기봉투를 정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안산시 19개 쓰레기봉투 판매업소와 중간브로커를 적발하고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반용 100ℓ 쓰레기봉투의 경우 한 매당 제작원가가 100원인 반면 판매가격은 2천400원에 달한다는 점을 악용, 돈벌이를 위해 가짜 쓰레기봉투를 불법유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B마트 직원인 김모씨는 2008년 7월 가짜 쓰레기봉투 제작업체로부터 100ℓ짜리 쓰레기봉투 4천400매(정상도매가격 한 매당 2천200원)를 한 매당 1천560원으로 계산해 702만원어치를 구입한 뒤 이를 1천680∼1천920원에 불법유통시켰다.

또 김씨로부터 가짜 쓰레기봉투를 사들인 C마트 직원 박모씨는 작년 9-11월 2차례에 걸쳐 안산시 시민공원과에 900매를 되팔았다.

감사원은 "안산시 인구가 매년 늘고 있지만 지난해 쓰레기봉투 판매는 2007년에 비해 10% 감소한 1천842만380매에 불과했다"며 "판매업자와 브로커들이 불법유통한 가짜 쓰레기봉투는 수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전국적으로 쓰레기봉투 불법유통 사례가 만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행정안전부와 환경부에 제작 및 유통 실태를 일괄점검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고, 인구수 및 쓰레기 처리량 대비 쓰레기봉투 수입액이 대폭 감소한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감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