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쌓여가는 적립금을 보면 자신감과 희망이 생깁니다."

서울시가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도입한 '희망 플러스통장' 사업이 저소득층 시민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21일 종로구 서울복지재단 교육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망 플러스통장 시범사업 참가자들의 간담회 현장.

이 자리에 참석한 김복임(42.여)씨는 "2007년 11월부터 희망 플러스통장에 매월 20만원씩 넣고 있다"며 "희망통장 덕분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커튼가게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3년 만기 후 적립금을 타면 그 돈으로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3년의 행복이 30년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른 이를 돕고 배려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희망플러스통장은 저소득층이 매월 5만~20만원씩 3년간 저축하면 시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매칭펀드' 방식으로 같은 금액을 추가로 적립해 주는 통장이다.

한 달에 20만원씩 저축할 경우 만기시 원금은 본인이 낸 돈의 2배인 1천440만원이 되며 이자를 포함하면 1천700여만원을 받게 된다.

희망플러스통장의 또 다른 참가자 이향숙(36.여)씨는 재무설계 상담을 받으면서 본인의 나이가 80세가 되면 재산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희망플러스통장에 가입하게 됐다.

초등학교 특수학급 보조원인 이씨는 남편이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빠듯한 형편이다.

적금을 받으면 간판 일을 시작할 계획인 그는 지난해 미술 치료 2급 자격증과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씨는 "준비하지 않으면 빈곤에서 탈출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희망통장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면서 미래를 차곡차곡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희망을 품고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녀들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며 "지금 경제 형편에 1천만~2천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겠지만 희망을 갖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7년 11월부터 희망플러스통장을 시범운영해 총 100명을 참가시켰으며 올해 안에 참가자를 총 1천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청 자격은 소득이 올해 최저생계비의 150%(4인 가족 기준 월 198만원) 이하이며, 최근 1년 중 10개월 이상 정기적인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