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수빈 회장 "큰 어른 말씀대로 사랑하며 살아가자"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및 삼성 사장단 11명은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협의회 회의를 끝낸 직후 명동성당을 찾아 조문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김인 삼성SDS · 네트웍스 사장,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 등이 동참했다. 김 추기경과 같은 세례명(스테파노)인 이 회장은 "큰 분을 잃어 슬픈 날"이라며 "추기경님 말씀대로 다같이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말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분명히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온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김 전 회장은 도피 생활 중에도 연락을 취했고,추기경님께서도 기도를 해주셨다"면서 "대우 노사분규 때 추기경님이 격려를 해주신 것으로 안다"고 김 전 회장과 김 추기경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전 회장은 전 대우그룹 출신 사장들과 만남을 가진 뒤 베트남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김 추기경 조문을 위해 이를 잠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기아차 정성은 부회장,양승석 현대차 사장,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현대기아차 그룹 사장단 17명도 빈소를 찾아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직접 장례미사를 집전해 주신 인연이 있고,사석에서 '애모'를 부르는 추기경님을 뵌 적도 있다"면서 "추기경님의 선종은 국가적 손해라는 생각이 들며,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19일 전경련 정기총회를 앞둔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정병철 부회장 등 전경련 임원 10여명도 명동성당을 찾아왔다. 조 회장은 "김 추기경님은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시기도 하고,어려운 이웃과 항상 함께하면서 우리 사회에 바른길을 제시해주신 큰 어른이셨다"고 슬픔을 표했다.
강유식 LG 부회장,김태오 서브원 사장,신재철 LG CNS 사장,김인철 LG 생명과학 사장 등 LG그룹 계열사 CEO들도 빈소를 방문했다.
이날 집권 당시 김 추기경에게 '꾸지람'을 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도 수행원 10여명과 함께 명동성당을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김 추기경과 인연이 깊다"면서 "내가 1사단장으로 있을 때 사단 내에 성당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줬고 보안사령관 시절에도 개인적으로 추기경을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김 추기경과 동성고등학교 선 · 후배 사이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늘 제대로 내린 유일한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가 개방되기 1시간30분 전인 오전 4시30분부터 조문객이 몰려들기 시작해 하루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장례위원회 측은 17일 9만5000여명이 조문한 데 이어 이날 12만9000명이 넘는 조문객이 빈소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고운/이상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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