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악몽 떠오른다" 처리 촉구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의 악몽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떠오릅니다.하루빨리 치워줬으면 좋겠습니다"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반월동 전철 4호선 안산선 교각 아래에는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여성을 살해하는데 이용한 뒤 불태운 에쿠스와 무쏘 승용차가 방치되고 있다.

차량이 방치된 곳은 강호순이 살던 빌라에서 반월저수지 방면으로 50여m쯤 떨어진 지점으로 강의 집 바로 앞에는 경기모바일과학고등학교 정문이 있고 100m쯤 떨어진 곳에는 반월중학교와 초등학교가 각각 자라잡고 있다.

차 주변에는 경찰이 설치한 출입금지를 알리는 노란색 폴리스라인만 처져 있을 뿐 검게 그을린 승용차는 흉물 그 자체로 남아있다.

동네 주민 김모(40.여) 씨는 "강호순과 같은 마을에 살았다는 것도 창피한 마당에 범행에 사용한 불탄 차량을 여전히 치우지 않아 보기에도 좋지 않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지 않다"며 "수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은데 하루빨리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운전하고 길을 가던 한 50대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이 차가 강호순이 범행에 사용한 차가 맞느냐"고 주민들에게 물어본 뒤 "끔찍하다"고 한 마디한 뒤 발길을 재촉했다.

이들 차량은 강호순이 지난달 24일 오전 5시10분께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당시 경찰은 강을 군포여대생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주거지와 농장,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할 예정이었다.

강호순은 지난 2006년 12월 14일 배모(당시 45세)씨를 시작으로 2007년 1월 연모(당시 20세)씨까지 다섯 번의 범행에서 무쏘 차량을 이용했고 2008년 12월 6번째 범행부터는 어머니 명의의 에쿠스 승용차로 범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호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불탄 차량을 증거물과 압수물 목록에 넣어 검찰에 보냈으나 아직까지 지휘가 없어 그대로 놔두고 있다"며 "앞으로 검찰의 지휘를 받아 가족에 돌려줄지, 폐기처분할지, 국가로 귀속할지 등을 결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강호순 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자체가 방대하고 추가범행에 대한 수사까지 벌이고 있어 범행 차량의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며 "조속히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