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한 서울 종암동 개운산스포츠센터의 보일러실 폭발사고 현장에는 17일 순식간에 허물어진 콘크리트벽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사고 당시 외벽이 무너지며 흩날린 시멘트 가루가 바닥을 하얗게 뒤덮어 원래의 색깔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스포츠센터로 들어가는 입구인 지하 1층 로비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끔히 정돈된 모습이었지만 30여m의 복도를 따라 사고 현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곳곳에서 사고의 흔적이 드러났다.

스포츠문화교실과 마주 보고 있던 물탱크실의 외벽은 두께가 30㎝는 족히 돼 보였지만 폭발을 견디지 못해 장난감 블록처럼 조각조각 부서져 바닥에 흉물스럽게 쌓여 있었다.

한 소방관계자는 "이 두께의 시멘트 외벽에 깔렸으니 사람이 멀쩡할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외벽이 무너지면서 함께 뜯긴 천장에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등의 배관들이 여실히 드러났고 천장에 멀쩡히 붙어 있어야 할 형광등은 전깃줄 전선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바닥에는 사고 당시 현장을 황급히 빠져나간 사람들의 것으로 보이는 운동화들이 제 짝을 잃은 채 나뒹굴어 아수라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