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년째 수집한 폐품을 팔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70대 노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도전리 채형식(74.단양읍 유림회장) 씨. 그는 매일 아침 자전거를 끌고 마을을 돌며 폐품을 수집해 마을회관 옆 공동작업장으로 옮긴다.

모아진 폐품 가운데 고철이나 알루미늄 깡통, 유리병, 종이, 스티로폼 등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은 따로 분류해 두달에 한번씩 재생공사에 넘긴다.

그는 이렇게 해마다 빈 병과 100t 가량의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수익금 70만-80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청소년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채 할아버지의 선행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단양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 봉사활동으로 여름.겨울 방학기간 중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예절 및 한자교육, 충효교실을 운영하는 등 교육봉사 활동을 하던 때였다.

그러던 중 당시 단양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한 여학생이 병마에 싸우는 어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생활한다는 소식을 들은 뒤 10만원의 생활비를 후원하면서부터 폐품 수집활동이 시작됐다.

이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폐품을 모아 판매한 돈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채 할아버지는 "인생의 황혼기에 지역을 위해 기여하면서 이웃을 도울 수 있고 보람있게 땀 흘릴 수 있는 1석3조의 일감을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품을 수거하다 보면 생활쓰레기까지 뒤섞여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곤 하지만 자원도 아끼고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단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