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만에 머리카락의 90% 이상이 빠졌다가 6개월 후에 다시 머리카락이 자연 회복되는 특징을 가진 새로운 탈모증이 학계에 보고됐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2002~2006년 사이 병원을 찾은 20~30대 여성 탈모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머리카락 전부가 빠졌다가 6개월 후 다시 원상으로 회복되는 증상을 가진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ADTA:Acute diffuse and total alopecia)'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피부과학회지(Journal of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1월호에 실렸다.

의료진에 따르면 원형 탈모증은 원래 모발과 손톱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비교적 흔한 탈모 질환이다.

대개의 원형 탈모증은 한두 개의 원형 탈모 증세를 시작으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30대가 전체 환자의 약 40~60%를 차지할 만큼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데다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ADTA)'도 이 같은 원형 탈모증의 한 유형으로, 20~30대 젊은 여성 중 이전에 원형탈모 증상이 전혀 없었던 사람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6개월 안에 자연 회복되는 특징을 가진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들 환자는 보통 하루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해 10주 사이에 전체 머리의 100%가 빠져버리는 특징을 보인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환자에 대해 자칫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의 면역억제제를 고용량으로 처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탈모에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번에 확인된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의 경우 6개월만에 저절로 모발이 다시 자라기 때문에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획일적인 치료가 불필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주장이다.

심우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원형 탈모증의 새로운 유형을 밝혀냄으로써 원형 탈모증 분류 체계를 재정립하고, 나아가 전체적인 원형 탈모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게 됐다"면서 "새로운 탈모증 유형이 밝혀진 만큼 탈모증상이 있을 때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질환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