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등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반면 중고등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도교육청이 공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국어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76.6%로 전국 16개 시도중 가장 낮았고, 사회는 66.7%로 전국에서 15번째로 낮았다.

다른 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도 과학이 82.2%로 전국에서 14위, 수학이 81.8%로 10위, 영어가 79.3%로 9위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의 과목이 전국 최하위 수준을 보였다.

반면 중학교 3학년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67.6%, 사회 70.7%, 과학 66.8% 등으로 3개 과목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수학(57.6%)은 대구에 이어 전국 2위, 영어(66.9%)는 대구,울산에 이어 전국 3위를 기록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83.7%), 사회(62.1%), 수학(73.1%), 과학(69%), 영어(80%) 등 전체 과목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제주도교육청 중등교육과 김응표 과장은 "제주지역의 특성상 속칭 '치맛바람'으로 불리는 사교육 열풍이 타시도보다 적어 초등학생들 간의 점수경쟁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며 "초등학교 때 인성, 체험 중심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점점 실력이 붙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 두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어릴 때부터 너무 공부, 공부 하다가 진짜 공부해야할 때 질려서 못하는 것보다 초등학교 땐 이것저것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특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제주형 자율학교(i-좋은 학교)처럼 공교육이 더욱 활성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라초등학교 임영신 교감은 "제주지역 초등학생의 학력수준이 전국평균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결과인 것 같다"면서 "도서관을 늘리는 등 기초학력신장을 위해 도 전체가 노력하는 만큼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업성취도평가는 국가 교육과정이 제공하는 학업수준에 학생들이 도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 5개 과목으로 치러져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3단계로 나뉘어 공개됐다.

(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sunny1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