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전시산업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불황과 고환율 여파로 제품 홍보를 위해 해외로 나가던 기업들이 발길을 국내 전시회로 유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전시인프라 확충과 함께 업체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의 지역 특화 주력 전시회들은 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전시회로 자리잡은 '한국그린에너지엑스포'와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올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 전망이다. 4월 초 열릴 한국그린에너지엑스포는 국내 최초로 수소 · 연료전지 특별관을 구성하는 등 6년 만에 처음으로 3개층 전층을 활용하는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190개 업체,470개 부스 규모에서 올해는 최소 300개 업체,700개 부스로 확대되면서 3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4월 말 열리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도 기존의 소방방재 분야에서 철도,전기,가스,지진,항공,설비,석유화학 등으로 전시 품목과 참관 대상이 대폭 확대되면서 20개국 250개 우수 업체와 40개국 5만여명의 바이어 및 전문가 등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참가업체와 바이어 수 모두 20%가량 늘어난 것이다.

오는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2년마다 열리는 '마린위크 2009'에도 국내외 1250개사가 벡스코 주 전시장의 최대 수용 규모인 1100개 부스를 훨씬 초과하는 1800개 부스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벡스코는 올해 행사를 위해 야외에 250개 이상의 부스를 설치키로 하는 등 전시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다음 달 개최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제전시회인 'SWEET 2009'에는 참여업체가 지난해 143개업체보다 크게 늘어난 250개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릴 '국제문화창의산업전'의 경우 15개 해외업체가 일찌감치 참여를 예약한데 이어 지난해 참여 국내업체 대부분이 올해도 참여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올해 국제문화창의산업전 참여를 확정한 모바일게임 개발 · 유통업체인 인터세이브 이갑형 사장은 "2004년부터 미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주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으나 올해는 국내 전시회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경기침체와 고환율 탓도 있지만 이제는 국내 전시회의 수준과 규모가 크게 높아져 해외 전시회에 비해 높은 비즈니스 성과와 예산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시산업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자체들의 육성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올해 대구 부산 제주 등이 기존 전시장 확충에 나서는 한편 지자체마다 개최 지원 홍보비를 증액하는 등 전시산업을 통해 지역경제 불황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구=신경원/부산=김태현/광주=최성국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