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기인사 때 퇴직한 법조계의 고위 판 · 검사들이 줄줄이 로펌행을 택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이복태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법인 로고스,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은 법무법인 충정,김상봉 전 부산고검 차장은 법무법인 일신으로 옮겼다.

오세빈 전 서울고법원장은 법무법인 동인,이윤승 전 서울가정법원장은 법무법인 화우,이혜광 전 서울고법 부장은 법무법인 김앤장,이원일 전 서울고법 부장은 법무법인 바른,주기동 전 서울고법 부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 영입됐다. 서울중앙지법의 몇 안 되는 여성 부장판사이자 세계여성법관회의 부회장으로 퇴직한 김영혜 판사는 법무법인 오늘의 대표로 옮긴다.

고위 판 · 검사들이 로펌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퇴임 초반에 수입을 올리기엔 개인 사무실을 여는 게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지위나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입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로펌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명망 높은 전관 법조인은 주요 사건 수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로펌의 신뢰도를 높이기 때문에 물밑 영입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학계로 가는 경우도 있다. 손기식 전 사법연수원장은 지난 8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겸 법대 학장으로 임용됐다. 성균관대 측은 "로스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조인력 양성교육 분야의 대가를 영입했다"며 "법대교수를 상대로 초대 로스쿨 원장 적임자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손 원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수개월간 설득시켰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이 기소된 '삼성사건' 재판을 맡았던 민병훈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로펌행을 고려 중이며,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해 MBC 'PD수첩'을 수사하다 사표를 낸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서울 서초동에 개인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