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11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함에 따라 각종 의혹의 진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진상조사위는 성폭력 사건의 무마ㆍ은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민노총과 전교조 간부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피해자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측 변호사는 "사건발생 직후 민주노총 고위간부들은 피해자에게 '사건이 알려지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받는다'며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등 2차 가해를 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노총이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조사를 벌이겠다던 전교조마저 하루만에 조사를 중단하면서 의혹이 다시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작년 12월6일이 전교조 위원장 결선투표(9∼11일)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조직적 은폐시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위는 피해자측이 언급한 민노총 고위간부들은 물론 전교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피해자에게 입을 닫을 것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위는 민노총 간부들이 피해자의 신원을 포함한 성폭력 사건 전반을 외부로 유출해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측은 일부 간부가 성폭력 사건을 술자리 등에서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으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이 유출되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노총 주변에서는 극소수 온건파 지도부만 알고 있던 사실이 강경파의 귀에 들어가 정치적 의도로 유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조직 전체의 도덕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치적 색채가 강한 민노총이 어느 정도까지 조사를 벌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조사위 활동범위에 대해 민노총 관계자는 "투명성 확보와 자정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반성하는 뜻을 담아 피해자가 추가로 주장하는 모든 내용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측은 민노총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은폐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의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조사위가 향후 어떤 결과를 발표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