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경제 성장 동력의 견인차로 철도를 선택했다.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자국 경제가 흔들리자 철도산업을 버팀목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은 경기 부양책으로 철도에 몰입하고 있다. 2020년까지 총 5조위안(약 1000조원)을 투입해 철도를 12만㎞로 4만1000㎞ 연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의 물류 전문가들은 경제에 대한 철도의 견인 작용은 도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고 입을 모은다. 루둥푸(陸東福) 철도 부부장(차관)은 "중국의 철도 투자 정책은 경기 침체 타개를 위한 내수 촉진과 철도 수용능력 확충을 위한 것"이라며 "600만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교통투자액 1300억유로(약 231조원) 가운데 85% 이상을 철도에 투입할 계획이다. 교통체계를 도로 중심에서 친환경 수단인 철도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운송 노선을 도로 대신 철도나 배로 바꾸면 자금을 지원하는 '마르코폴로'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특히 EU 신규 가맹국에 철도망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2020년까지 고속철도 2000㎞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도 10%대에 머물고 있는 철도의 화물수송 분담률을 2010년까지 50%대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미국은 화물철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00년 이후 화물선로 개량에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했으며 120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은 올해 철도 건설에 4조5874억원을 투입한다. 도로건설(5조7710억원)보다 1조2000억원가량 적다. 철도건설 예산이 도로건설보다 많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전 세계에 녹색성장 바람이 불면서 한국 철도에도 '훈풍'이 불 모양이다. 올해 철도건설 예산이 도로건설 예산보다는 적지만 작년보다 36.3%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조현용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세계 각 나라가 다른 교통수단보다 환경과 편리성 측면에서 뛰어난 철도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추세"라며 "한국도 철도에 매년 10조원씩 10년만 투자한다면 도로 등과 연계한 훌륭한 교통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