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여파로 실직과 생활고 등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부산에서는 최근 닷새 만에 30대 여성이 다섯 살배기 딸과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일 오전 4시40분께 부산 남구 A(52) 씨 집에서 A 씨의 딸 B(28) 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A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 씨가 최근 회사 사정으로 실직한 것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오후 10시40분께는 부산 동래구 김모(38.여) 씨의 집에서 김 씨가 방안에 연탄불을 피워 딸(5)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한 달 만에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3년 전 이혼한 김 씨는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최근 딸의 양육비 문제로 고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6일 새벽에는 부산 해운대구의 모 오피스텔에서 이모(32.여) 씨가 딸(5)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창밖으로 내던지고, 자신도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다 최근 사업에 실패한 이 씨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남편이 대리운전을 하러 나간 사이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부산 해운대구와 동구에서 사업실패나 실직을 비관한 30대 남자와 50대 남자가 잇따라 목을 매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부산에서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올들어서만 53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