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퇴출

금융팀 =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성과평가 시스템이 기존의 단기적인 외형 실적에서 장기적인 수익.건전성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평가방식이 해당 기관에 결정적인 손실을 가져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보상과 평가시스템의 문제점은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크게 부각됐다.

10일 금융권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과 공공부문 등은 내부의 효율성과 생산성, 경쟁력을 근원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해당분야에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인사평가 시스템을 진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임원평가의 무게중심을 단기상품 판매실적에서 장기 건전성 및 수익성으로 전환키로 하고 관련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임원 임기도 1년 안팎에서 2~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장기 업적 평가 위주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연합회의 '보상체계 및 성과지표 개선을 위한 자율기준'에 따른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임원들이 너무 조급하게 성과 위주로만 일을 해오다 보니 과당경쟁 등의 부작용이 많았고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평가 기간을 길게 설정하면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 2금융권의 금융투자협회도 이르면 오는 4월 증권사 임직원에 대한 성과평가 모범규준을 만들어 단기 실적평가를 중장기 성과평가로 바꾸고 수익과 위험 관리의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형(자산) 확대가 건전성과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데에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자산을 빠르게 늘리면 당장은 실적이 좋아진다"며 "따라서 단기 실적에서 장기 실적으로 평가 체계를 바꾸면 과도한 외형 경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부문은 성과 평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연봉제 도입을 확산시키고 무능한 직원들은 퇴출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관련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재정부는 공공기관들이 이런 방향으로 성과평가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하기 위해 관련 모델을 만들어 제시하거나 경영평가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는 무능한 고위공무원단이 원활히 퇴출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다음달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앞으로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중심 인사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