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피사의 사탑'으로 베이징 상징 건축물

음력 정월 대보름인 9일 오후 8시40분께(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상징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관영 중앙TV(CCTV) 사옥 신축현장의 부속건물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는 베이징 도심 광화루(光華路)에 있는 CCTV 본관 건물에서 200m 떨어진 44층 규모의 부속건물에서 났으며, 불길이 30-40층까지 치솟고 파편이 사방으로 떨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날 불은 만다린오리엔탈호텔 등이 입주할 예정이었던 이 건물 대부분을 태우고 화재 발생 4시간여만에 불길이 잡혔다.

또 소방관 6명과 CCTV 직원 1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시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 옥상에서 폭죽의 잔해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폭죽이 화재의 원인인 것으로 일단 추정했다.

앞서 경찰은 2주간의 춘제(春節ㆍ설) 마지막 날인 이날 대보름을 맞아 터뜨린 폭죽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전기 누전이나 방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불을 목격한 시민 쑨(孫ㆍ48)모씨는 "오후 9시께 승용차를 타고 동3환을 지나다 CCTV로 보이는 건물 고층에서 불이 나 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불길이 너무 거세 건물이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 천(陳ㆍ45)모씨는 "오후 9시30분부터 불이 난 현장을 지켜봤다"며 "혹시 인명 피해가 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공안들이 건물 붕괴에 대비해 시민의 현장 접근을 통제하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됐으며, 주변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나와 화재 현장을 지켜봤다.

CCTV 신축사옥은 두 개의 별도로 올려 꼭대기에서 하나로 합쳐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날 불이 난 곳은 이 본관이 아닌 뒤쪽 부속건물로 만다린오리엔탈호텔과 극장, 녹화실 등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권영석.홍제성 특파원 sdcho@yna.co.kr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