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군 화왕산의 억새 태우기 화재사고가 발생한 9일 밤, 창녕 서울병원 응급실엔 신체가 심하게 탄 사망자들이 연이어 구급침대에 실려 들어왔다.

구급침대엔 사망자의 몸에서 떨어진 새까만 재들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어 참담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듯했다.

창녕 서울병원엔 이날 화왕산에서 사고를 당한 여성 2명, 남성 1명 등 사망자 3명이, 한성병원엔 1명(성별 미상)이 이송됐으나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체 훼손 정도가 심해 현재까지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망자들을 직접 확인한 창녕 서울병원 의사들은 "시신의 훼손 상태가 너무 심해 나이대조차 파악하기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경찰은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의 유전자를 서로 비교해 신원 파악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왕산에 억새 태우기 행사를 보러 갔다가 불길에 놀라 일행과 헤어진 등산객들은 혹시나 사망자가 일행이 아닐까 병원 복도를 서성거리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가족이 화상을 입었다는 '날벼락'에 헐레벌떡 병원을 찾아 놀란 가슴을 가까스로 쓸어내리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현재 화상 2∼3도를 입은 중환자 5명은 마산 삼성병원, 경환자 8명 중 7명은 창녕 서울병원에, 1명은 삼성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가벼운 부상을 입은 32명은 창녕 서울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창녕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